아발론 클래식 – 더 재미있게 즐겨보기

지난 5월,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보드게임 동아리 체험단을 모집하였다. 동아리원들의 보드게임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신청했다. 보드게임이 도착했을 때가 시험 기간이라 한동안은 찬밥 신세이기는 했지만, 시험이 끝나고 동아리방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동아리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보드카 게임즈>는 게임 개발 동아리로, 비디오 게임과 보드 게임을 제작하는 활동을 주로 진행한다. 동아리원들이 이 게임을 플레이한 뒤, 게임 제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믹들을 연구하던 도중, 재미있는 변형 게임 아이디어들을 찾았다. 여기서는 그 중 일부를 소개해볼까 한다. 아래의 변형 게임들은 모두 <아발론 클래식>의 구슬을 미는 것, 흑백 구슬로 되어 있는 것, 육각형 형태의 플레이 공간으로 되어 있는 것 총 세 가지의 기믹을 나름대로 활용한 변형 게임들이다.


첫 번째 변형 게임은 <아틀란티스> 이다.
<아발론 클래식>의 구슬을 미는 기믹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 보던 중, 구슬을 전부 놓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구슬을 하나씩 놓아가면서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GIPF 프로젝트의 Yinsh에서 어느 정도 영감을 받아서 만든 게임의 규칙은 다음과 같다.
1. 초기 배치를 아래 그림과 같이 한다.

2.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다음 두 행동 중 하나를 할 수 있다.
A. 자신의 돌을 판 위에 하나 놓은 뒤, 여섯 방향 중 한 방향으로 모든 돌을 민다
B. 가장 바깥쪽 테두리에 있는 돌 하나를 제거한다.
3. 이 게임의 승리/패배 조건은 다음과 같다.
A. 상대보다 먼저 일렬로 이어진 자신의 색의 5개의 돌을 만들면 승리한다.
B. 자신의 턴이 시작할 때, 자신이 놓을 수 있는 남은 돌이 없으면 패배한다. 이 경우, 가장 바깥쪽 테두리에 돌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거할 수 없이 바로 패배한다.

(위 그림의 경우, 흑이 승리했다)
자신의 말을 잘못 움직이면 상대에게 유리한 조건이 되며, 무작정 공격을 하다가 되려 당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보면 돌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무작정 중앙 쪽에 돌을 놓는 것 또한 최고의 전략은 아니다. 동아리원들의 반응이 상당히 괜찮아 현재는 아발론 본래의 룰보다는 이 새로운 룰을 사용해서 게임을 하는 일이 더 자주 있다.

두 번째 변형 게임은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아발론을 위상적으로 뒤집은 게임이다. 게임의 이름조차도 동아리에 특정 AOS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해당 게임의 이름이 될 뻔 하다가, 다행히 무언가를 빨아들이는 것을 보고 블랙홀이라는 이름을 생각해 내서 사용하게 되었다.
기존 아발론과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1. 돌을 개수 제한 없이 밀 수 있다. (4개가 3개를 밀 수 있고, 그 이상도 가능하다.)
2. 초기 배치가 다소 다르다.

(초기 배치 (빨간색 동그라미 – 들어가면 돌이 제거됨, 빨간색 육각형 – 이 곳부터 움직일 수 없음(3,4번 규칙)))
3. 돌이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면, 선이 대칭되는 점을 기준으로 다시 그 곳으로 나온다.

(하얀색 돌은 죽지 않고, 반대쪽으로 나온다)

(평행 이동은 이렇게도 가능하다)
4. 가장 중앙에 들어가는 돌이 죽는다.
5. 가장 중앙에 가까운 6칸은 위험지대로, 위험지대로부터 돌을 움직이기 시작할 수 없다(위험지대의 돌을 만질 수 없다. 미는 건 가능하다.).

6. 6개의 돌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4개의 돌을 제거하면 종료된다.

이 게임이 기존 아발론과 비교해서 특이한 점 중 하나는, 상대의 돌을 빠트리기 위해서는 높은 확률로 자신의 돌을 위험 구역에 넣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게임에서 상대의 돌을 제거했을 때 제거한 사람이 점점 유리해지는 스노우볼링이 조금 덜 발생하고, 따라서 더욱 전략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한다.

마지막 변형 게임은 <망루>이다.
망루는 전반적으로 플레이 스타일이 기존 아발론과 많이 다르다. 승리 조건이 상대의 돌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점령 포인트에 자신의 돌이 더 많이 있어야 한다. 주요한 <아발론 클래식>과의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1. 초기 배치대로 돌을 놓은 뒤, 백부터 백과 흑 번갈아 가면서 돌을 두 개씩 원하는 장소에 놓는다. 이 때, 가장 중앙의 점령 포인트에는 놓지 못한다.

(초기 배치와 일곱 점령 포인트)
2. 4번씩 총 8개의 돌을 다 놓은 뒤에는 본 게임을 시작한다. 흑부터 자신의 턴을 시작한다.
3. 자신의 턴에는 행동이 총 두개가 있으며,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A. 돌을 움직인 뒤, 그 움직인 돌들 중 하나를 시작점으로 해서 다시 돌을 움직인다. 이 때, 돌을 4개 이상 한번에 밀 수 있다.


B. 밖으로 빠진 돌이 있다면 그 돌을 놓을 수 있다. 그 돌을 시작점으로 해서 돌을 움직인다.
C. 밖으로 빠진 돌 두 개를 판 위에 놓는다.
4. 자신의 턴이 끝났을 때, 점령 포인트 7개 중 자신의 돌이 올라간 점령 포인트가 2개 이하라면 게임에서 패배한다.

엔드리스 레전드나 삼국지 시리즈의 전투처럼 국지적으로 공방이 계속되는 게임 플레이가 의도되었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된다. 하지만 이 게임에는 개선점이 필요하다. 한 플레이어가 자신의 턴에 상황을 개선시킨 이후에도 점령 포인트를 두 개 이하로 가지고 있다는 것은 게임이 종료되기 위해서 상당히 어려운 조건이다. 상대방이 어떠한 행동으로도 2개 이상의 점령지를 다시 가져올 수 없는 완벽한 승리 상황이어야 게임이 종료될 수 있다. 따라서 게임이 끝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점령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개수를 숫자로 별개로 센다든가, 특정한 조건에 있는 점령 포인트를 점령할 수 없다든가, 시간이 지나면 점령 포인트가 하나씩 줄어든가 하는 장치가 필요하지만, 해당 세 가지 모두 실제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다.

<아발론 클래식>은 게임 그 자체로도 여러 전략적인 생각을 요구하는 게임이지만, 게임의 기본 구조가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이처럼 여러 변형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바둑판과 바둑알로 사용해서 할 수 있는 게임이 알까기, 오목이 있는 것처럼, 이 게임도 추상전략게임으로서 다양한 시도를 해 보면서 아이디어를 잡는데 도움이 된다.
이 자리를 빌어, 재미있는 게임을 선물해 주신 코리아보드게임즈에게 감사를 드린다. 코리아보드게임즈 사이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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